동남아 여행객 뎅기열·말라리아 주의보… 모기 안물리도록 신경써야

입력 2010-09-19 17:24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단위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풍토병이나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동남아나 중남미 지역에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태국에서는 뎅기열 환자가 지난해보다 117% 가량 급증했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지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살고 있지 않지만, 열대 지방을 방문한 여행객이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1년 6명에 불과하던 뎅기열 환자는 2007년에 97명이나 보고됐다.

뎅기열은 갑작스런 고열과 근육통, 관절통, 발진, 안구통, 두통, 눈부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은 3∼5일간 지속되고 감염 초기에는 전신에 홍반이 나타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뎅기열이 4가지 혈청형의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으로, 감염 후 면역이 생기더라도 4가지 뎅기 감염이 모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중 댕기열에 걸렸을 때 다른 혈청형에 의해 다시 감염될 수 있고, 그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뎅기열에 이미 감염된 환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이기덕 교수는 “뎅기열은 열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뎅기출혈열이나 뎅기 쇼크증후군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심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라리아도 매년 전 세계 102개국에서 3억∼5억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기고, 이중 100만∼200만명이 목숨을 잃는 무서운 질병이다. 최근 국내에서 크게 늘고 있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특히 중동과 중미, 동남아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말라리아다. 말라리아는 처음에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이 이어진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여행 중이거나 귀국 후 2개월 안에 고열이 나면 일단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 이밖에 황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생기는 ‘황열병’과 박테리아에 의한 세균성 장염(일명 물갈이 설사), 신종플루, 장티푸스 등도 해외 여행시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www.travelinfo.cdc.go.kr)를 방문해 자신이 여행하는 곳의 질병 정보를 미리 얻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