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추방’ 사르코지 佛대통령, 유럽 국가들한테 맹공격 당해
입력 2010-09-18 01:08
집시 추방을 둘러싸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사르코지 대통령이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뒤 ‘독일 총리도 집시 추방을 계획 중’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베스터벨레 장관은 이날 도이칠라트풍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총리는 나에게 사르코지와의 회동에서 했던 말들을 전해줬지만 그런 얘기는 없었다”면서 “그의 발언은 독일 헌법에 반하는 것이며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집시촌 추방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언론도 사르코지 비판에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독일판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뒤 사실이라고 화를 내는 어린애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은 “올 하반기 사르코지만큼 나쁜 출발을 한 대통령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루마니아 대통령은 프랑스가 집시 추방을 해도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루마니아 미디어팍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집시들은 떠돌아 다니며 정착된 일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집시 문제를 풀 해결책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정상회의 오찬장에선 사르코지 대통령과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이 집시 추방문제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 정부의 집시추방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추방과 말살에 빗댄 집행위 공식 입장에 대해 바로수 위원장에게 따지면서 고성이 오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