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초청 한국전통문화체험’ 행사
입력 2010-09-17 18:19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과 서울 성북보건소는 17일 서울 하월곡동 복지관 6층 강당에서 외환은행 후원으로 ‘다문화 가정 초청 한국전통문화체험’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성북구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50가구, 150여명이 모였다.
중국과 일본,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 외국 출신 주부들은 먼저 진행된 송편 빚기 행사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반죽을 주물렀다. 맵쌀에 쑥을 넣어 버무린 초록색 송편 반죽과 송편의 소로 쓰이는 참깨 등 재료는 미리 준비돼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결혼 3년차 주부 수리야(30)씨는 “송편은 처음 만들어보는데 쉽고 재미있다”며 “딸 유진(2)이와 함께 먹고 싶다”고 말했다. 출신국이 다양한 만큼 주부들이 송편을 빚은 모양도 각양각색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식 만두 형태로 빚었다는 별 모양 송편부터 중국의 추석 음식인 월병 모양의 송편도 등장했다. 시어머니 김방명(80)씨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중국 하얼빈 출신의 한리쥔(33)씨는 “시어머니 고향(광주광역시)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봤다”며 초승달 모양이 아닌 납작한 보름달 모양의 송편을 내보였다. 시어머니 김씨는 “송편을 빚는 모습을 보니 며느리가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다”며 “며느리가 빚은 송편처럼 예쁜 손녀를 낳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 정성스레 만든 송편은 복지관을 찾은 독거노인들의 점심 식탁에 올랐다.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밑반찬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한 70대 노인은 “모양도 인심도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보였다.
오후에는 윷놀이, 제기차기, 공기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문화 체험이 이어졌다. 라오스 출신의 니폰바(32)씨는 “한국에 온 지 8년이 됐지만 윷놀이는 처음 해 본다”며 아들 장호연(7)군, 딸 아영(4)양과 손을 모아 윷을 던졌다. 힘차게 “걸” “모”를 외치며 말판의 말을 움직이던 장군은 “유치원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아빠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