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커조직, 日 사이버 공격… ‘釣魚島’ 영유권 싸고 ‘반일’ 감정 갈수록 확산

입력 2010-09-17 22:14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해역에서 일본의 중국어선 나포를 계기로 촉발된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18일 대규모 시위가 예상돼 중·일 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과 미국 등 전 세계 중국인 사회에서 일본의 중국침략 계기가 된 만주사변(1931년 9월18일) 79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반일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7일 보도했다.

실제로 베이징 일본대사관과 일부 공원, 상하이(上海) 일본영사관, 광저우(廣州) 인민공원 및 일본영사관 등에서 반일 시위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일부 시민들도 18일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 일본영사관까지 거리행진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화교들도 이날 각각 일본 영사관 앞에서 일본의 만주침략과 중국어선 나포에 항의하는 반일시위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중 일본 대사관, 베이징, 텐진(天津) 등에 있는 일본인 학교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일본 외교부와 주중 일본 대사관에서는 중국 거주 일본인과 일본인 여행객들에게 특별주의를 당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최근 웹사이트가 잇따라 불통, 반일감정에 따른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6일 가나자와(金澤)대 부속고교의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중국어 페이지가 연결됐다. 학교 측은 중국 최대의 해커 조직인 ‘중국 붉은고객(紅客) 연맹’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가나자와대 부속고교의 홈페이지를 공격했다’고 쓴 글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경찰청 홈페이지도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다. 앞서 중국 붉은고객 연맹은 일본 정부기관 등의 웹사이트를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일본 물품 불매 및 일본 여행 거부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유명 건강용품 제조업체인 바오젠(寶健)사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출하기 위해 10월 1일 국경절 기간 직원 1만 명을 일본으로 관광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