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민주-경제, 공화-보수 분열 최대 ‘걸림돌’
입력 2010-09-17 18:00
11월 2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 공화당이 승리하리라는 예상이 많기는 하지만, 변수가 많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당의 고민=민주당은 회복되지 않는 경제 때문에, 공화당은 티파티 강세에 따른 보수진영의 분열 때문에 각각 고민이 크다.
민주당은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가장 큰 요인으로 국민들의 체감 경기를 꼽고 있다. 그래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현안은 모두 제쳐두고 경제 문제만 언급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와 세액 공제 등 2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고, 중산층에 대한 감세조치 연장 정책을 확정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정파적 반대 때문에 경기회복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다는 걸 부각시키는 데 선거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미래, 공화=과거’가 캐치프레이즈이다.
공화당은 예비경선 결과, 강경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14일 확정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예비경선 결과는 상징적이다. 티파티 후보인 정치신인 크리스틴 오도넬(41)은 9선의 정치거물인 마이클 캐슬(71) 연방하원의원을 누르고 후보가 됐다. 부통령 후보를 지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오도넬을 적극 밀었다. 이른바 페일린 효과였다.
하지만 티파티 후보 돌풍이 본선에서 결코 유리하지 못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본선에서는 무엇보다 조직과 선거자금이 당선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반(反)기득권 바람을 타고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티파티 후보들이 제도권 정치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티파티는 백인 인종주의 논란에 휘말려 있기도 하다. 공화당의 대표적인 선거전략가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은 “오도넬 후보 같은 사람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당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선거 전망=이번 주로 사실상 막을 내린 예비경선 결과, 반(反)기득권 반(反)현역, 반(反)워싱턴 정서가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갈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승리가 예상된다.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가운데 53%가 공화당, 40%가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했다. 중립적 선거조사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모의실험 결과 상원 100석 중 민주당 52.1석, 공화당 47.5석, 무소속 등 기타 0.4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원은 435석 중 공화당 225.3석, 민주당 209.7석으로 추산됐다. 공화당이 과반(218석)을 차지하는 예상치다.
하지만 온라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조지 워싱턴 대학이 지난 7∼9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각각 43%로 같았다. 공화당 지지율이 최소한 10% 이상 앞선 다른 조사와는 다른 결과이다. 여러 변수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