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에도 한국 원전 수출 길 ‘활짝’
입력 2010-09-16 18:37
아르헨티나에 한국형 원전 수출 청신호가 켜졌다.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훌리오 데비도 아르헨티나 기획부 장관과 면담하고 양국 정부 간 원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는 아르헨티나가 추진 중인 신규원전 건설과 운영 중인 중수로 원전 수명연장사업에 대해 양국 사업자들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데비도 장관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년 발주할 예정인 신규 원전 공사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아레바 등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원자력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가 원하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협력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전력시장 측면에서 우리와 협력할 여지가 크다”며 “중수로 원자로 수명연장이나 신규 원전 건립 등에서 한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장관은 “11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그때 양국 정상들이 추가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장관끼리 서로 협의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 나라의 장관이 특별한 경쟁 없이 특정 국가 손을 들어준다는 발언을 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한국 원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수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중수로 원전 2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발전량의 4%에 불과한 상태다. 때문에 추가 원전 건설 방침을 세우고 내년 상반기 원전 1기 건설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2012년 운영허가가 완료되는 원전 1기의 수명연장도 추진 중이다.
한편 지경부는 이날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두산중공업, 포스코ICT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독자적인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MMIS는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으로 원전의 운전과 제어, 감시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전체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아레바에 이어 3번째다. 지경부는 2030년까지 국내외 신규 원전에 국산 MMIS를 적용할 경우 14조원의 수입대체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MMIS는 설치와 유지 보수가 쉬운 데다 안전, 비안전 계통을 분리해 국제기준을 만족시켰다. 지경부 관계자는 “설계단계부터 국산 제어기를 쓰는 등 100% 토종기술로 개발했다”며 “그간 수입했던 웨스팅하우스의 시스템 등 해외 MMIS보다 안전성과 신뢰성, 운전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국산 MMIS가 원전의 노형이나 용량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국내외 신규 원전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경부는 지난 4월 착공한 신울진 1∼2호기에 국산 MMIS를 적용하고 앞으로 준공하는 모든 원전에도 우선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