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건설·자원개발… ‘알제리 국토 리모델링’
입력 2010-09-16 22:08
대우건설이 알제리 국토 모습을 바꾸고 있다. 대우건설은 북아프리카 텃밭인 리비아에 이어 알제리에서도 잇달아 주요 공사를 수주, 진행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신도시의 기반을 닦아라=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1번 국도를 타고 아틀라스 산맥을 지나 3시간 정도 남쪽으로 차를 달리면 탁 트인 고원 평원이 나타난다. 이곳이 알제리 첫 신도시이자 미래 행정수도가 들어설 ‘부그줄 신도시’ 공사 현장이다. 분당신도시 크기인 현장에서 대우건설은 도로 61㎞를 깔고 22㎞ 공동구에 상·하수도와 전기, 가스, 통신 설비 등을 설치하는 등 도시가 들어설 수 있도록 기반 공사를 펼치고 있다. 기반 공사다보니 땅 위는 비교적 평온했지만 지하에선 전기 분야를 제외한 각종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 근처의 콘크리트, 아스팔트 플랜트에선 현장에서 쓰일 재료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부그줄 신도시는 알제리 정부가 지중해 연안에만 도시가 몰려있는 점을 개선하고자 개발하게 됐다. 또 남부 사하라 사막 초입 지역이라는 점에서 알제리 국토의 85%인 사막 개발의 전진기지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알제리 국토개발환경부 장관인 쉐리프 라흐마니가 자주 들러 공정 진행을 확인할 정도로 알제리 정부 차원의 관심이 높다.
◇알제리 미래 먹거리도 책임진다=알제리 제2의 도시인 오랑에서 50㎞ 떨어진 아르주 산업 공단의 가장 끝 부분엔 ‘알제리-오만 비료공장’ 현장이 위치하고 있다. 공정률 65%로 동서 길이 1.5㎞, 남북 길이 700m인 공장 부지에 각종 저장 탱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10일엔 무게가 528t인 이산화탄소 분리기를 세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타워크레인에 매달아 바닥에 고정시키는 데만 4시간 가까이 걸리는 힘든 공정이다.
비료공장이 완성되면 하루에 비료 7000t과 암모니아 4000t이 생산된다. 전 세계 최대 규모로 이곳에서 생산된 비료는 대부분 수출돼 알제리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대우건설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공정을 정확히 지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근처에서 이집트 건설회사가 대우건설보다 1년 빨리 시작했던 비료공장 건설 공정이 8달 정도 지연되고 있는 것과 자연스레 비교가 됐다. 비료공장 현지소장인 밥룰 압둘 카데르는 “대우건설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같이 일을 해보니까 가격대비 효과와 성능이 상당히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덕분에 현재 공장 내 유보지에 건설을 계획 중인 비료공장 1기를 대우건설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하는 협의가 진행 중이다.
◇알제리는 뜨는 시장=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알제리는 원유 매장량이 세계 14위,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8위인 자원대국이다. 하지만 1992년 내전이 발발하며 ‘암흑의 10년’을 보낸 탓에 개발은 덜 된 상태.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재 알제리는 주택건설을 3대 역점 분야 중 하나로 삼고 주택 200만호 건설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업 기회가 많다. 중동보다 수주경쟁이 덜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짓는 동시에 이 지역 수주를 늘려갈 방침이다. 또 알제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로코에서도 11억 달러 규모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를 추진하는 등 북아프리카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알제, 오랑=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