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아이티 구호금 일부 전용

입력 2010-09-16 20:21

아이티를 돕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성도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성금 30억원 중 1억2000만원이 원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예장 합동 총회긴급재난구호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가진 전체회의에서 후원금 29억9609만2199원 가운데 필리핀 수해 지역에 6399만1000원, 중국 지진피해 지역에 4697만5770원, 천안함 사고 지역교회에 10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결산보고대로라면 전체 구호금의 4% 선인 1억2000여만원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것이다. 이날 위원들은 오는 10월 수해를 입은 도서 지역을 방문하는 서정배 총회장 일행에 추가로 1000만원을 지원키로 결의했다.

특히 해외 구호금에는 재해 실사를 위해 필리핀(5명)과 중국(4명)을 다녀온 서 총회장 등 교단 인사들의 경비가 포함돼 실제 전달된 지원금은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함 사고 지역교회는 천안함 조사 때 자원봉사에 나섰던 백령도지역 교회를 말한다.

위원회는 천안함 유족들에게 1억원을 지원할 생각도 갖고 있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티 지원에는 비전센터 건축 계약금과 설계비 등 총 19억1488만원이 지원됐다. 잔액은 8억8848만원이다.

교단 한 관계자는 “이 정도면 과거에 비해 원래 목적대로 쓸 수 있는 돈을 많이 확보한 편”이라며 “구호금 집행의 관리·감독을 해야 할 대책위원들이 다른 선교지와 정치적으로 관련돼 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김삼봉 위원장은 “구호금을 이중으로 모으기 힘들기에 위원회 결의에 따라 (아이티 구호금 중에서 일부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