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백석 총회… 1978년 기준 교단 회기 조정안 부결
입력 2010-09-15 17:55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총회장 노문길 목사)가 15일 오후 독립 브랜드 선언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총회대의원(총대)들은 교단이 태동된 1978년을 기준으로 회기를 조정하자는 임원회 헌의안에 대해 격론을 벌인 뒤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부결시켰다. 신앙고백 면에서는 장로교회 정통성을 고수하되 교단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립하자는 안이 오랜 전통을 고수하자는 총대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한 것이다. 임원회는 예장 통합과 합동 등 대부분 장로교단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912년 장로교 총회 기준 회기를 포기하자고 제안했다. 이 안이 통과되면 올해 회기는 ‘제95회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33차) 백석총회’에서 ‘제33차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백석)’으로 변경될 수 있었다.
총대들은 49개 헌의안 중 일부만 제외하곤 대체로 받아들였다. 총회장 직속기구로 ‘군선교후원회’를 설치하고 군목에 한해 연세대 대학원 출신의 교단 가입을 받아들여 군선교 활성화 및 교단 위상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해외 선교지에 노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해 현지인 사역자들에게도 목사 안수를 줄 수 있는 법적 토대도 마련했다. 선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선교위원회에 선교헌금 1000만원도 전달했다.
이밖에 총대들은 대구지역 부흥을 위한 교역자 수급 차원에서 제안된 ‘대구백석신학’ 설립 인준과 관련, 대구노회 관계자가 “특정 교회, 인물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설립의 당위성 및 운영계획서 등을 설명한 끝에 허락했다. 광주노회가 제출한 호남신학교의 호남백석신학교로의 개명 건은 쉽게 허락했지만 연구원(목회학석사 과정) 인준 건은 목사 양성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1년 유보를 요청한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어 다수의 총대들이 부산신학교 대전신학교 겟세마네신학교 등 기존 교단 신학교와의 형평성을 들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교단 인준, 노회 직영 신학교들이 너도나도 목회학 석사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목회자 양성은 원활해지는 반면 목회자 수급 조절은 전혀 고려치 않게 돼 적잖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천안=글·사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