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바다만 바라보다 안마당서 당했다” 비난에 ‘大洋해군’ 구호 당분간 중지

입력 2010-09-15 18:10

해군이 ‘대양(大洋)해군’이란 구호를 당분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대양해군은 해군이 해상교통로 보호와 원양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1980년 말부터 사용해 온 구호다.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수송함인 독도함을 확보한 것도 이런 구호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에서 나왔다.

그러나 해군은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대양해군을 외치며 먼바다만 바라보다 안마당에서 당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 구호를 잠정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며 전술작전회의 등에서 수뇌부들이 이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대양해군을 구호로 계속 내세울 경우 원양작전 능력 향상에 치중하고, 연안 방어능력 확충에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는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천안함 사태 이후 군사력 건설 방향을 연안에서의 북한의 기습도발, 해상 특수작전부대와 잠수함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무기를 우선 확보하는 쪽으로 변경했다.

초계함의 수중음파탐지 장비를 보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북의 기습도발을 사전 탐지하는 레이더와 격퇴 수단을 강화키로 했다. 또 초계함 등에서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하는 음파탐지사(일명 소리사냥꾼)도 확충할 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