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갈래 인사청문 靑제안 발언은 거짓”-靑 “박지원 사과하라”

입력 2010-09-15 18:17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15일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인사 정책에 대해 연일 ‘훈수’를 두고 있는 박 대표에 대한 ‘경고’ 성격이 짙다.

시작은 청와대였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계시는 분의 거짓말이 지나치다”며 “공당의 대표라는 분이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한 뒤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박 대표는 전날 정책의총에서 “(청와대에서) ‘잘 검증된 사람을 국회로 보낼 테니까 인사청문회를 두 가지로 나누자.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공개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청와대 대변인이 야당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청와대 내부 기류가 비판적이라는 얘기다. 내부에서는 “박 대표가 자신의 청와대 비서실장 경험 등을 이용해 일종의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는 거친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거들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내신 분이 작은 정치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정치 수법에 의지하며 상생의 정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대기업에서 1억원씩 받고 휠체어 타고 다니던 때가 언제인데, 너무 손바람 내다가 덜컥수를 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박 대표는 요즘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정국을 주물럭거리는 박 대표가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최근 박 대표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박 대표는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대통령이 당초 계획에 없던 방문을 하는 것은 우연 치고는 기가 막힌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9일에는 “쌀 1만t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집에나 보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내가 청와대라고 한 적도 없는데, 제 발 저린가 보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도 반박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이 나서서 야당 대표의 입을 봉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원희룡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덜커덕 잡아가겠다는 얘기인가. 공갈 협박을 당장 그만두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남도영 강주화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