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지구촌 기아 9.6% 줄었다지만… 아직도 9억2500만명 ‘굶주림’ 고통

입력 2010-09-15 21:15


세계 기아 인구가 15년 만에 감소했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14일 발표했다.

하지만 올 들어 홍수 가뭄 지진 등으로 세계 곳곳의 식량 사정이 나빠지면서 2015년의 기아 인구 감축 목표 달성엔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나왔다.

FAO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영양실조 인구는 9억2500만명으로 지난해 10억2300만명보다 9.6% 줄었다고 밝혔다. 기아 인구가 줄어든 건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정이 나아졌고 2007∼2008년 식량파동도 진정된 덕분으로 평가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기아 인구의 98%는 개도국에 산재해 있으며 중국과 인도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식량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부분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10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굶주리고 있다는 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키스탄 홍수, 아이티 지진 등 천재지변 여파로 기아 인구는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특히 올해 수치는 최근의 밀가루 및 기타 곡물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우프 총장은 2015년까지로 제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MDG는 유엔이 2000년 밀레니엄서밋에서 2015년까지 빈곤인구를 당시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빈곤 보건 등과 관련해 제시한 8개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기아 인구가 5억명가량 더 줄어야 한다.

FAO는 빈곤 타파를 위해 농업투자 확대, 사회안전망 확충, 소득창출 활동 지원 등에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