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분위기 술렁, 지주측 조직 추스르기… 고객에 은행장 명의 사과문 발송

입력 2010-09-15 21:27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직무정지로 1막을 내린 신한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직원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신한지주는 급히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그러니까 신 사장이 죄를 지었단 건가요. 아니라는 건가요?” 서울 A지점의 한 과장은 15일 지주 경영진의 내분 사태를 바라보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주에서 동요하지 말라고 하고는 있지만 사태 진행 과정을 보면 한숨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회사 내에서 여러 루머만 떠돌고 있어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B지점의 또 다른 과장도 “오시는 고객들마다 최근의 상황을 물어보고 있어 곤혹스럽다”면서 “결국 이사회에서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과 금융당국에 의지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복수의 신한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옛 신한은행 출신과 옛 조흥은행 출신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신한 출신들은 대체적으로 “지주 측이 신 사장에게 너무했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이 6년간이나 행장을 하며 쌓은 실적과 업무 스타일에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반면 조흥 출신의 경우 “양측 다 잘못한 것 같다”는 의견이 다소 많다. 내·외부적으로 잡음을 일으키며 순탄치 못하게 일처리를 한 점에 대한 불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자 지주 측은 조속히 조직 안정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신한지주 는 지주 및 각 계열사 임원 10여명으로 구성된 ‘그룹 영업정상화를 위한 임원 모임’(가칭)을 발족했다. 모임 위원장은 최범수 지주전략담당 부사장이, 단장은 임보혁 신한은행 전략지원부장이 맡는다.

은행은 또 모든 거래 고객들에게 이번 사태로 인해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을 담은 이백순 신한은행장 명의의 사과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은행 관계자는 “추석 전까지 임원들이 영업점 등을 돌며 직원들에게 이번 사태를 설명하고 사태 진행 과정의 의문점도 풀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이번 사태의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보고서를 내고 “신 사장의 직무정지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 결과였지만 신한그룹의 지배구도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