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은 무엇인가
입력 2010-09-15 19:03
(11) 성경엔 오류가 있는가?
성경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신학사상으로 표현될 수 있다. 각기 주장하는 바들을 요약해 보면, ‘성경은 사람의 글이다’(현대자유주의), ‘성경과 교주의 말은 똑같다’(이단사이비종교),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신정통주의),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보수정통주의) 등이 될 수 있다.
성경은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사람이 그것을 기록하고 번역하는 과정에서는 종종 오해와 착각을 일으키는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다. 역사상 최초로 인쇄되었던 구텐베르크 성경(Gutenberg Bibel)이 출간(1456년)되기 이전 모든 성경은 사람의 손에 의해 필사되거나 번역되었다.
성경을 옮겨 쓰다 보면 어떤 경우에는 착시현상에 의해 몇몇 단어나 문장을 빠뜨리거나(Haplography) 혹은 중복할(Dittography) 수 있다(삼상 9:16, 겔 40:9). 그런가 하면 단어의 순서가 뒤바뀜으로써 ‘에돔 사람’이 ‘아모리 사람’(삿 1:36)이 되는가 하면 유사 음이나 유사 문자가 혼동되어 ‘목초지’가 ‘큰 바위’(삼상 6:18), ‘나의 주’가 ‘사람’(17:32)이 되기도 한다.
원래 히브리어에는 자음만 있었으며 모음은 정확한 발음을 위해 후대(주후 8세기쯤)에 맛소라 학파에 의해 붙여졌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율법의 일점일획’(마 5:18)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모음 부호를 의미한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에서 가장 작은 부분까지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임을 나타내고 있다.
히브리어 문자들에는 획의 모양을 세밀하게 보지 않으면 혼동하기 쉬운 것들이 있으며(아람과 에돔, 삼하 8:13), 모음 부호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정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눈을 감았던 자’가 ‘눈을 뜬 자’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민 24:3).
히브리어 구약 성경에는 필사나 사본 문제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다. 그 이유는 성경을 옮겨 쓰고 보존하는 임무를 맡은 서기관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철저히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혹 어떤 오류가 발생했을 때에는 즉시 그 사본들을 다 모아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약 성경의 경우는 전혀 달랐다. 원래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성경 기자들은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들려주고 참된 복음이 어떤 것인가를 전해줄 목적으로 복음서와 서신들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책들은 일일이 손으로 필사되어 예배나 회람용으로 전해졌는데, 이때 그 내용들을 옮겨 쓴 사람들은 서기관처럼 전문 필사가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연히 사본상에 많은 오류와 차이점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사본상의 문제점들이 성경의 기본적인 진리나 핵심적인 내용들을 수정하거나 손상시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성경에서 “한 획이 빠지는 것보다 하늘과 땅이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울 것이기”(눅 16:17, 사역) 때문이다.
루이스 월리스(L Wallace)는 철저한 무신론자로서 기독교를 악의적으로 공격하였다. 그는 기독교를 반박할 자료들을 얻기 위해 성경을 읽다가 오히려 눈물로 회개하고 한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그것이 저 유명한 벤허(Ben Hur)다. 오늘도 성경은 수많은 기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영민 총장<백석문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