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 피델 라모스 前 필리핀 대통령… “통일 대비 자발적 기부 활성화해야”

입력 2010-09-14 22:03

“전쟁의 기록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6·25전쟁 6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중인 피델 라모스(82) 전 필리핀 대통령은 1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코라손 아키노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거쳐 92년부터 98년까지 필리핀 제12대 대통령으로 재직한 그는 유엔군 참전용사로서 국가원수직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부인 아멜리타 여사와 함께 입국한 라모스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경찰책임자, 국방장관, 대통령 등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번에는 퇴직 공무원 자격으로 왔다”며 “방문할 때마다 한국의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노인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통일에 관심을 갖고, 통일세도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공동체 구축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정책은 올바르다고 본다”며 “이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는 꼭 필요하며 통일에 대비한 자발적인 기부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참전용사 27명과 함께 방한한 라모스 전 대통령은 남북분단의 현장인 비무장지대(DMZ)와 주요 전적지를 방문하고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상대로 전쟁의 참상과 교훈에 대해서도 들려줄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