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총리 재선] ‘오자와 칠드런’ 앞세워 막후정치 가능성

입력 2010-09-14 18:17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에게는 ‘킹 메이커’ ‘정치 9단’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정권의 꽃인 총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패배했어도 오자와의 영향력은 약해지지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내각책임제 아래서 집권당 의원 411명 중 200명이 오자와를 지지했다는 사실은 그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줬다. 따라

서 당내 150명에 이르는 계파 의원, 즉 ‘오자와 칠드런’을 앞세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막후정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오자와 그룹에 대한 간 나오토 총리의 대우에 따라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크다. 비록 오자와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패하더라도 당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밝혔지만 탈당과 창당을 반복해온 그의 정치이력을 볼 때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오자와에게는 다음 달 자신의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으로 구성된 도쿄 검찰심사회가 ‘강제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여기서 오자와가 강제기소될 경우 운신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강제기소를 면해 ‘결백’이 입증될 경우 정치적 입지는 넓어지게 된다. 즉 오자와는 현재는 일단 사태 추이를 관망하겠지만 다음 달 상황에 따라 ‘탈당 후 정개 재편’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간 총리가 난맥상에 빠진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내년 예산 편성 등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각할 경우 다시 한 번 오자와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