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로까지 번진 ‘특채’ 파문… 장관 공백에 G20 홍보 차질

입력 2010-09-14 18:32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의 여파가 유엔 무대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시작되는 제65차 유엔총회를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의 장(場)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외교 수장의 부재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우리 정부 대표의 기조연설 순서가 후순위로 밀렸다. 각국 정부 대표 기조연설은 20일 시작돼 26일 마무리된다. 한국 대표인 신각수 장관대행의 기조연설은 끝물에 해당하는 25일 토요일에 잡혀있다. 유엔 의전 순서가 국가원수, 정부수반, 외교장관, 외교장관 대행 순서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 참가국과의 양자회담 일정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양자회담을 추진했던 6자회담 참가국들은 유 장관 사퇴로 회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엔총회는 천안함 사태 후 동력을 상실했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활발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는 시점에 열린다. 따라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은 다양한 조합의 양자회담을 통해 천안함 후속조치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를 진전시킬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6자회담 외교장관들이 모이는 이번 유엔총회를 사실상 ‘6자 예비회담’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여 왔다. 북한도 이례적으로 박의춘 외무상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박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1999년 백남순 당시 외무상 이후 11년 만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