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天下… US오픈 테니스대회 우승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입력 2010-09-14 18:51
“역대 최고가 되려면 US오픈 대회 우승을 해야 한다.”
지난 5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단식 3회전을 마친 뒤 6회 우승에 도전장을 낸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24세의 젊은 나이에 프랑스오픈 5회, 윔블던 2회, 호주오픈 1회 등 메이저대회서만 모두 8차례 우승했지만 정작 US오픈에서는 7차례 출전하고도 한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나달을 빗댄 말이다.
하지만 그 며칠 뒤 페더러는 가고 나달의 시대가 왔다. 나달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끝난 대회 결승에서 페더러를 준결서 꺾고 올라온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를 3대 1로 제압,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1935년 프레드 페리(영국)를 시작으로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 로드 레이버, 1964년 로이 에머슨(이상 호주), 1999년 앤드리 애거시(미국), 2009년 페더러가 이뤄냈다. 이 가운데 나달보다 어린 선수는 당시 23세였던 버지가 유일하고 레이버는 24세로 나달과 같은 나이 때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 좁혀서 보면 레이버와 애거시, 페더러가 각각 31세, 29세, 28세 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기 때문에 사실상 나달이 최연소다.
스페인선수로는 35년만에 대회 정상에 오른 나달은 “결승에 진출한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내가 꿈꿔왔던 것 이상”이라고 기뻐했다.
메이저대회 9번째 정상에 오른 나달은 16회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페더러의 기록도 위협하게 됐다. 페더러가 9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5세 때인 2006년 US오픈으로, 나달이 페더러보다 우승 페이스가 1년 빠르다. 이번대회 우승상금 170만 달러(약 19억7000만원)를 벌어들인 나달은 올시즌 상금만 823만 달러(약 95억5000만원)를 손에 넣어 돈방석에도 올라앉게 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