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사교육 유발 선행학습 뿌리뽑겠다”…특목고 입시때 토익 등 ‘스펙’ 언급하면 감점
입력 2010-09-15 00:32
현재 진행 중인 2011학년도 서울지역 특수목적고 입시부터 공인외국어 시험 및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명시하면 감점을 받게 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행학습 추방 1차 정책’을 발표했다. 곽 교육감은 “산업화된 선행학습형 사교육 체제와 일전을 불사하는 마음으로 선행학습 추방 캠페인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전형부터 토익·토플·텝스 같은 공인외국어 시험이나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명시적·암시적으로 드러내면 감점을 받도록 했다. 서울지역 외고와 국제고 입시 면접에 참여하는 입학사정관 3명 중 1명은 시교육청에서 파견토록 돼 있는데, 이들을 통해 지원자의 위반 행위를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은 “특목고 전형을 앞두고 학원가에 ‘결국 특목고 면접 때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따질 것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를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의 이번 방침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고교 입시전형에 교외 수상경력 등을 제시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구체화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조만간 감점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서울지역 과학고 신입생 선발에서도 입학사정관 전형 면접, 과학창의성 전형 평가에서 선행학습이 필요한 내용은 배제키로 했다. 고교 교육과정을 미리 알 것으로 전제하고 하는 질문, 고교 과정을 공부했을 때 유리한 질문 등은 100% 제외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지역교육청의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선발 과정에서 과제수행능력 평가나 심층면접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교사의 ‘관찰추천’만으로 대상자를 뽑기로 했다. 관찰추천은 교사가 학생의 영재성을 오랜 시간 관찰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그동안 과제수행능력 평가와 심층 면접이 선행학습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교육청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경시대회도 손을 보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내년 상반기 실시되는 시교육청 중학생 수학·과학 경시대회의 출제 범위를 중학교 3학년 5월 진도까지로 제한키로 했다. 또 1∼2학년은 경시대회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곽 교육감은 “우리사회에서 1∼2년 선행학습이 일반화돼 보충 학습이 필요한 학생도 선행학습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이번 대책은 선행학습 추방 신호탄으로 올해 안에 2차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