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최종 조사결과] “왜 책임자 처벌 내용은 빠졌나”… 유족들, 조사결과 발표에 울분

입력 2010-09-13 18:08

13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최종 결과 보고를 지켜본 천안함 유가족들은 또다시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5월 중간조사 결과 발표 때와 내용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점과 재발방지 대책이 누락된 점을 지적했다.

고(故) 박경수 상사의 사촌형 박경식(36)씨는 “북의 소행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데 왜 원인만 또다시 얘기하는가”라면서 “(천안함) 침몰 직후 우리 군이 어떤 행동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점은 없었는지, 이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앞으로 어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지 등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고 이상준 중사의 모친 김이영(54)씨는 “중간조사 발표 당시와 똑같은 내용만 반복하면서 왜 사람 가슴만 후벼 파는가”라며 “원인이 북한의 소행이면 적을 발견하지 못한 함선의 문제점이나 개선방향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말은 쏙 뺐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 대책 하나 없는 그런 껍데기 같은 조사 결과 발표가 어디 있느냐”며 눈물을 쏟아냈다.

홀로 고 김동진 중사를 키웠던 어머니 홍수향(45)씨는 “(최종 결과 보고를) 방송으로 보다가 눈물이 쏟아져 중간에 껐다”며 “전과 달라진 내용이 하나도 없는데 (방송을) 볼 이유가 없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