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희비 기업공개 ‘신바람’, 부실퇴출 ‘찬바람’

입력 2010-09-13 21:22


국내 증시가 호조를 띠면서 하반기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상반기 IPO 시장의 ‘핫이슈’였던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에 이어 하반기에도 현대홈쇼핑, 휠라(FILA)코리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HCN 등 중견 기업들이 유가증권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IPO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거나 이미 발행돼 대주주가 소유 중인 주식 일부를 매출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분산시키고 재무 내용을 공시하는 것으로, 통상 증시 상장 전 이행 절차로 이뤄진다.

현대홈쇼핑이 이달 초 공모주 청약을 거쳐 13일 유가증권 시장에 ‘데뷔’했고, 휠라코리아는 14∼15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HCN은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이달 말 본격적인 IPO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코스닥시장에 들어오는 중소기업을 포함하면 연내 상장되는 업체는 30여곳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대구방송 포메탈 케이엔엔 등 25곳이 한국거래소의 예비 상장심사를 통과해 IPO 일정에 돌입했다.

올 들어 IPO 공모액 규모는 지난달까지 사상 최고치인 8조9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창호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13일 “지금까지 IPO 기업 수는 5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며 “이 같은 분위기면 연말까지 IPO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IPO 연간 규모가 많아야 3조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IPO 규모는 폭발적인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세에 대해 올 들어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보류됐던 IPO 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증시가 계속 상승 중이어서 IPO 수요는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818.86으로 마감, 2008년 6월 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1006조4797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수석연구원은 “공모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건 기본적으로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라며 “올해 IPO 규모가 급격히 늘었지만 국내 주식시장 덩치도 과거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증시에 부담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주관 증권회사의 IPO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해 수요 예측이 서툴러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은 청약에 앞서 투자 대상 회사의 위험 요소가 기재돼 있는 투자설명서나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