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빨간불’… 정부, 측정기준 미국식 변경
입력 2010-09-13 18:47
정부가 자동차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기준을 느슨하게 변경해 범정부적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에너지시민회의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연비 등의 측정기준을 미국식으로 변경한 정부기준으로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수송부문에서 감축목표의 12%밖에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13일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공포한 시행령에서 측정방식을 미국식으로 전환해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2015년에 연비는 ℓ당 17㎞ 이상, 이산화탄소는 ㎞당 140g 이하를 달성토록 했다. 그러나 미국식 측정방식은 국내 시내주행 방식이 아닌 고속도로 주행과 시내주행의 결합 측정이다. 미국식으로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하면 연비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5∼18% 개선된다. 따라서 연비기준 ℓ당 17㎞를 현행 시내주행 방식으로 측정하면 14∼14.8㎞ 수준이고, 이산화탄소 기준인 ㎞당 140g은 현행 160∼168g에 해당된다.
에너지시민회의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연도인 2020년의 수송부문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량은 약 3000만t에 이르지만 정부가 제시한 기준으로 12%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