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 위력 올 80곳 상장폐지 연말까지 IMF 직후 수준 넘길 듯

입력 2010-09-13 18:32

상장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위력을 발휘, 올해 주식시장에서 쫓겨나는 기업 수가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한계기업이 속출하던 1999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하고, 회계감사를 강화한 여파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상장폐지된 주권(투자회사 등 제외)이 유가증권시장에 20개, 코스닥시장에 60개 등 모두 80곳에 이른다고 13일 밝혔다. 99년 상장폐지 기업은 89곳이었다. 유가증권시장은 결산감사 직후인 4∼5월 상장폐지가 집중되지만 코스닥시장은 횡령·배임 등 실질심사 사유가 수시로 생겨 퇴출업체가 꾸준히 느는 추세다.

연도별로는 2000년 48곳에서 2001년 39곳으로 줄었다가 2004년 카드사태와 경기침체로 65곳으로 급증했다. 호황을 누리던 2006년(15곳), 2007년(17곳)에는 상장폐지가 감소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8년 26곳에서 지난해 83곳으로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7년 말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하면서 상장사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회계법인 감사 강화가 한몫을 하면서 부실기업의 증시 퇴출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활발한데 코스닥 상장사 퇴출은 2007년 7개에서 2008년 23개, 지난해 65개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