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부산·대전은 집값 엄청 올랐네!

입력 2010-09-13 21:21


부산 주례동에 위치한 LG신주례 1차 아파트. 이 단지의 161㎡는 이달 초 현재 2억3000만∼2억5000만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억62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최소 40% 넘게 집값이 뛴 것이다. 단지 인근의 성실공인중개사 관계자는 13일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다 보니 최근 들어 차라리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면서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집값 하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집값 추이는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부산과 대전 등 일부 지역은 지난 1년 동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과 상반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시·군·구) ‘톱10’ 가운데 부산 지역만 4곳이 포함됐다. 부산 사상구가 16.6%로 가장 많이 뛰었고 사하구(15.7%) 북구(15.6%) 해운대구(13.1%) 등의 순이었다. 대전도 서구가 9.3%, 대덕구는 8.9%나 올랐다. 대전의 경우 서구 둔산동의 샘머리 2차 아파트(105㎡)는 지난 3월 2억15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 현재 26.5%나 오른 2억7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주택 매매가가 2.3%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상황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의 원인을 수년간 누적된 주택 공급 불균형에서 찾고 있다. 건설사들은 3∼4년 전부터 지방 주택경기 침체 탓에 신규 분양을 꺼려왔다. 특히 지방의 경우 분양 아파트가 인근 아파트의 시세보다 높아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신규 주택을 외면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주택공급 부족→입주물량 감소→전세가 강세→매매수요 확산→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셋값의 경우 이달 초 기준으로 6대 광역시의 상승률은 6.6%로 매매가 상승률(3.6%)의 2배에 달했다. 부산은 11.1%나 뛰었고, 대구도 3.4% 올랐다. 부동산정보 업체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부동산 대세 상승기로 꼽히는 2005년 전까지는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가 지방 도시까지 영향을 끼쳤지만 그 이후부터는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연말까지는 지방 주택 시장의 전세·매매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