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적인 대규모 쌀 지원 요구 가능성
입력 2010-09-13 21:45
대한적십자사가 13일 제안한 대북 수해 지원 물자는 한 달 안에 전달이 가능하다. 북측은 이날 “발송일자를 통지해 달라”며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북측이 적극적인 의지를 표시한 만큼 한적은 곧바로 대북 수해물자 준비절차에 들어갔다.
가장 관심이 큰 쌀은 2007년 국내산이 전달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7년산 쌀 재고량은 5만t이며, 정부관리양곡판매고시가격은 t당 154만원이다. 따라서 쌀 5000t의 구매가는 77억원이다. 쌀과 시멘트의 경우 구매 절차 등에 시일이 필요한 만큼 컵라면 생필품 의약품 등 긴급구호품을 먼저 보낼 수도 있다.
이번 수해 지원 물자는 배편을 통해 신의주항으로 전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항을 통한 전달도 가능하다. 육로로 갈 경우 경의선을 이용해 개성을 거쳐 신의주에 도달할 수 있으나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한적은 북측 수재민들이 받기 쉽고, 분배 투명성 문제 등을 고려해 쌀은 5㎏씩 100만 포대에 담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우리 측 인도위원 3명을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분배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은 연구 중이나 긴급 수해 지원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이번 경우를 대규모 지원 시 분배 투명성 기준과 같이 보기는 어렵다”고 말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적십자 실무접촉 과정에서 추가적인 대북 쌀 지원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측이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나 인원 확대 등을 제기하면 북측이 다른 지역의 수해 등을 언급하며 대규모 인도주의적 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측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등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사안들은 적십자 차원을 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향후 남북 당국 간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