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의 재정클리닉(16)
입력 2010-09-13 17:15
자녀 용돈, 얼마가 적당할까?
올해 24세의 한 여성이 얼마 전 국내 모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녀는 "직업 없이 용돈으로 살아간다.", “명품소비를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모두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충당한다.”, "지금 입고 있는 옷만 해도 4억이다", "톱스타들도 구매하기 힘든 명품을 색깔별로 갖고 있다", "명품 로고가 눈에 띄는 것은 사지 않는다." 등의 무서운 소비성향을 거침없는 말투로 드러냈다.
방송이 전파를 타자 누리꾼들은 그녀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무분별한 소비를 지적하다 급기야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까지 넣었다. 그녀가 명품을 구입한 돈이 불법증여가 아닌지, 탈세 혐의는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명품녀 논란’의 불씨가 당겨졌다.
건전하거나 혹은 잘못된 소비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을뿐더러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녀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어떤 용돈 교육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의 자기통제 와 분별없는 소비가 계속된다면 받은 돈이 얼마가 된다 할지라도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그녀에게 돈을 맡겨 주신 하나님의 뜻에 합당치 않고 풍성한 은혜의 과녁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용돈을 주는 원칙을 세워라
자녀가 적어도 ‘돈’의 가치를 알게 될 무렵(보통은 6~7세)이 되면 용돈을 통하여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교육에는 크게 두 가지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는 용돈을 포함한 모든 돈이 하나님으로부터 왔음을 알게 하라. 자녀는 커가면서 사유(私有)를 주장하고 남과 비교하여 더 큰 것들을 갖고 싶어 하는데 모든 소유가 하나님의 것임을 알면 주장은 달라진다. 어릴 때부터 십일조를 하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둘째는 돈이란 쓰면 줄어들거나 없어져 버린다는 것과 만약 쓰지 않고 모으면 큰 금액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용돈을 줄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사전에 자녀와 약속한 정해진 때에 정확한 금액을 줌으로써 자녀로 하여금 신용을 공부하게 하고 만약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손실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절대 경제적 보상으로 자녀를 통제하려고 해서는 좋은 경제교육이 될 수 없다.
자녀 용돈, 얼마가 적당할까?
요즘 아이들은 돈이란 은행이나 돈 뽑는 기계에서 얼마든지 나오는 것쯤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거의 동화에 가까운 사고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용돈을 줄 때 다소 빠듯하게 규모를 계산하여 미리 자녀와 합의한 금액을 정하고 주는 것이 좋다. 이 용돈에는 십일조와 헌금, 군것질, 간식비, 학용품비, 오락비, 선물구입비, 교통비, 저축이 포함되어 있다. 초등학생이라면 한 달에 5천 원에서 5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용돈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용돈 기입장을 만들어 하나님과 이웃, 나와 가족을 위한 지출 등의 분야로 나누어 기록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확인하라.
자녀들은 필요보다 욕구를 좋아하고 욕망을 더 선호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교육에 열의를 가진 부모와 자녀 사이에 벌어지는 말다툼만큼 일지 모른다.
공부하는 것보다 당장 컴퓨터 게임을 더 좋아하고 며칠 갖고 놀다가 내 던져질 장난감을 위해 거금을 쓰려 하는 자녀의 마음은 어쩌면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솔직한 본능이다. 그래서 더 나은 것을 위해 인내하지 못하고 욕망을 위해 돈을 지출한다.
그러나 돈을 쓰는 데 있어서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자녀로 키워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마음먹은 것은 뭐든지 다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명품녀’가 되거나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김진만·보아스파이낸셜클리닉 대표(재정 상담이나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면 www.boazfn.com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