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원자재값 고공행진 철강업계 ‘원가절감’ 총력전
입력 2010-09-13 18:26
현대제철은 최근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축경영 추진 선포식’을 갖고 원가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또 올해 총 3500억원의 원가절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비성 예산 30% 절감은 물론 원부자재, 에너지, 물류, 제품 등 각 사업부문별로 원가절감 추진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인 체질혁신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철강업계가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철강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철강 수요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2분기 실적이 좋았던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도 마찬가지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고로 제강 원료인 3분기 철광석(호주산 철 62% 함유) 계약가격은 평균 147달러로 계약 단위가 연간에서 분기별로 바뀐 2분기(120달러)에 비해 22.5% 올랐다. 또한 전기로 제강 원료로 쓰이는 국제 철스크랩(고철) 가격도 7월 초 t당 360달러에서 이달 초 409달러로 치솟았다.
포스코는 올해 1조1500억원의 원가절감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 사업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남 광양제철소 1제선공장의 경우 쇳물이 나오는 고로 출선구가 막힐 때 사용하는 목재 관통장치를 개발, 연간 5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출선구가 막힐 때마다 값비싼 관통용 철봉 등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철봉에 쇳물이나 슬래그가 응고되는 등 부작용과 손실이 발생해왔다. 하지만 목재 관통장치는 쇳물 등과 응고되지 않아 작업이 쉽고 원가도 매우 낮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상반기 포스코는 원가절감 목표액의 59%인 6804억원을 이미 채웠다. 하지만 최종태 포스코 사장은 최근 “선진국들의 경제 악화 등 하반기 철강경기가 좋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원가절감을 지속해 목표한 경영실적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기·가스요금 인상, 경기 침체에 따른 철근 등 봉형강류 판매 부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전기로사업 부문에서는 저가 원료 사용비율을 높이면서도 새 조업기술을 개발, 제강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로사업 부문에서도 저원가 조업체제 운영과 생산성 향상, 구매단가 절감 등에 나섰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도 국제 철스크랩 가격 등 제조원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원가절감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경비성 예산 절감 등을 위한 통합관리시스템 전환 등을 통해 원가절감을 추진 중”이라며 “업체마다 원가절감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