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사회, 司正 연결할 생각 없다”… 이 대통령, 대기업 총수 12명과 간담회
입력 2010-09-13 21:53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 12명을 청와대로 불러 본인이 주창한 ‘공정한 사회’와 관련해 설명하고, 중소기업과의 ‘공정한 거래’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공정 사회가 사정(司正)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그런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도 공정한 사회에 걸맞은지, 공정한 거래인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오랜 관행을 공정한 사회에 맞도록 검토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문화의 변화를 요청하며 ‘공정한 거래’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격차가 벌어지면 갈등이 심해지고 기업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힘 있는 사람, 가진 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기업 이미지도 국가에 기여하는 것에 비해선 우리 사회가 (대기업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면서도 “그러나 인식을 바꾸려는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강제 규정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나는 기업 마인드지, 무슨 정치 마인드가 아니다. 정부가 친기업적이 아닌 나라가 있느냐”며 ‘공정한 사회’가 대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건희 회장은 “앞으로 2,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좀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 인프라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으나,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정정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