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정명화씨, 그림책 ‘노래하지 않는 피아노’ 집필
입력 2010-09-13 19:19
세계적 첼리스트 정명화(66·사진)씨가 그림책 작가로 변신했다. 정씨는 음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의 그림책 ‘노래하지 않는 피아노’(비룡소)의 집필을 맡았다. 그림은 미술가 김지혜씨가 그렸다.
책은 피아노를 싫어하는 꽃별이가 ‘음악 같은 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소원을 빌면서 시작된다. 막상 음악이 없어지자 식구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지고, 모두가 불행해진다. 자기 때문에 음악이 없어졌다고 슬퍼하는 꽃별이는 생일 소원으로 다시 음악이 생기길 빌고, 결국 음악으로 인해 모두 행복해진다.
정씨는 13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의 의미와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정말 소중한 두 가지가 아이들과 음악이다.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했는데 마침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됐다”고 출간 과정을 소개했다.
책에는 그가 아이를 키우고 학생을 가르치며 겪은 경험을 녹였다. 주인공인 꽃별이와 꽃샘이는 정씨의 두 딸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살면서 첼로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아이들 때문에 다시 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20대와 달리 30대에는 연습을 많이 해도 실력이 크게 늘진 않아요. 아이들이 여섯 살, 세 살쯤 됐을 때인데 첼로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어요. 일주일쯤 지나니 손에 아무 것도 안 잡히더라고요. 그런데 첫째가 ‘엄마가 첼로 안 하니 너무 이상하다. 왜 안 하시냐’고 해서 다시 잡게 됐어요.”
평소 아이들에게 어떻게 음악 교육을 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정씨는 “연습량보단 아이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마다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으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국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인세를 모두 유니세프와 자선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책 출간을 기념해 가나아트센터에서는 다음 달 13일까지 책에 등장하는 원화 전시회가 열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