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95회 총회 개막… ‘한반도 평화, 남북 화해를 위해’ 침묵기도
입력 2010-09-13 21:10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95회 총회가 13일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주제로 강원도 원주 행구동 영강교회에서 개막됐다. 임원 선거에서는 총회장에 김종성(동수원교회) 목사, 부총회장에 유정성(서울 신광교회) 목사, 장로 부총회장에 박무용(경동교회) 장로가 각각 선출됐다.
이날 오후 개회예배가 시작되자 24개 노회 대표자들은 단상 앞으로 나와 각각 한 가지 물건을 올려놓았다. 흙, 허리띠, 맷돌, 촛불, 면류관, ‘죽어서 흐르는 강도 강인가?’라는 제목의 판화 작품, 용산 참사와 4대강 공사현장 사진…. 이는 모두 ‘정의’ ‘평화’ ‘생명’을 뜻하는 상징물로 이번 총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보이기 위해 준비됐다.
95회기 주제이기도 한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현배 총회장은 특히 ‘정의’를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불안하고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전제한 뒤 김 총회장은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억눌리고 소외된 다수 민중에게 자유와 평화와 희망을 심어 주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의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인 것은 중보기도 순서였다.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를 위하여’ ‘한반도의 생태와,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위하여’ ‘한반도의 복음화와 기장 2015 운동을 통한 교회의 부흥을 위하여’라는 세 가지 제목을 놓고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잠시 동안 침묵기도를 올렸다.
오후 7시부터 총대 724명 중 7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는 목사 부총회장에 유정성, 나홍균(충남 대천교회), 김창경(충북 동부교회) 세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유 목사가 1차에서 320표를 얻었으나 과반에는 못 미쳐 나 목사와 결선투표 끝에 최종 당선됐다. 총회장과 장로 부총회장은 투표 없이 박수 동의로 선출됐다.
14일부터 진행되는 회무 중에는 교단 중 최초로 목사·장로 20명당 1명씩의 여성 총대를 의무화하는 안건이 통과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밖에도 외국인 목사 안수, 지방대에 신학과 신설 등의 안건이 다뤄지며 일본그리스도교회(CCJ)와의 선교협력 조인식, 신학 강좌, 강연 등도 열릴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는 일본 캐나다 동아프리카 대만 동티모르 필리핀 뉴질랜드 독일 등의 협력교회에서 대표들도 참석했다.
원주=글·사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