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사건건 市政 발목잡는 서울시 의회
입력 2010-09-13 17:42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소야대(與小野大) 시의회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한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79명, 한나라당 27명, 무소속(교육의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는 한나라당 소속 오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들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고 있다.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조례개정안을 재의결한 데 이어, 재단법인 한강 예술섬 관련 조례 폐지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이미 520억원이 투입된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시의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서해뱃길 및 서울항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의회 민주당 측은 오 시장이 지나치게 일을 벌여 놔서 일정부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차기 대선 예비주자에 속하는 오 시장이 무언가 눈에 띄는 업적을 올리기 위해 겉치레 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민주당 의원들이 주요 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여론수렴 없이 시정의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문제다.
민주당 의원 79명 중 65명은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이다. 초선 의원들이 선명성 경쟁에 몰두하는 바람에 의회가 강경으로 치닫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정을 감시하고 시장을 견제하는 것은 시의회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 된다. 그에 따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역풍을 맞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