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설욕 기회왔다”… U-17 여자축구 월드컵 8강전서 격돌

입력 2010-09-13 18:42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 17세 이하(U-17) 여자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4강 길목에서 만났다.

U-17 여자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 아리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 0대 3으로 패해 2승 1패(승점 6점)로 조 2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오전 5시 A조 1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FIFA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을 위한 두 번째 관문을 넘는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8강전을 대비해 일부 선수들을 쉬게 하는 대신 새로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며 ‘선수비 후역습’의 전략을 짰다. 여민지(17·함안대산고)가 선발 출전 하지 않았고, 멕시코전에서 부상당한 김다혜(17·현대정과고)는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또 경고를 한 장 더 받으면 8강전에 서 뛸 수 없는 오다혜(17·포항여전자고) 대신 임하영(17·충남인터넷고)이 투입됐고 멕시코전에서 발목을 밟힌 신담영(17·동부고)은 후반 교체됐다.

반면 독일은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주전을 출전시켜 한국을 상대했지만 한국의 두터운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오히려 후반 투입된 여민지에게 결정적인 중거리 슛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강한 체력을 앞세워 후반 27분 이사벨라 슈미트의 골을 시작으로 잇따라 세 골을 뽑아냈다.

한국이 비록 지긴 했지만 한국과의 경기 전까지 19골을 뽑아낸 막강 화력의 독일을 상대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경기 후 최덕주 감독은 “독일의 막강한 공격을 잘 저지했고 골키퍼 김민아 선수의 선방도 훌륭했다”면서도 “후반전 이후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이 다소 저하되면서 실점했고 이어 연속적으로 골을 내주게 됐다”고 밝혔다.

8강에서 마주칠 나이지리아는 전 대회 우승팀 북한에 역전승한 것을 비롯해 조별 예선 3경기를 모두 승리한 강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10골을 기록하는 동안 3골을 허용해 공수 양쪽이 안정돼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한국에 조별 리그 첫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탈락이 확정된 칠레와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1점차(북한 3대 2, 트리니다드 토바고 2대 1)의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둬 한국팀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기록하며 득점 3위에 올라 있는 로베스 아일라와 3골을 기록 중인 프란시스카 오르데가, 은고지 오코비가 특히 주의해야 할 선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