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全大 후보들 “노무현, 노무현…” 부산 대의원대회

입력 2010-09-12 21:18

민주당 10·3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12일 부산과 경남에서 ‘노무현 마케팅’을 벌였다.

정세균 전 대표는 부산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시당 대의원 대회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자면 신의를 지키고 외길을 걸어온 제가 당 대표의 가장 적임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탈당 전력이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상임고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이다.

이에 정 고문은 “저는 사업에 실패하고 밖에 나가 풍찬노숙하다 되돌아온 아들”이라며 “이제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안을 일으키는 효자, 큰아들이 되겠다”고 몸을 낮췄다. 반면 손 고문은 “야당에 안주하는 ‘토끼’ 민주당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호령하는 ‘호랑이’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천정배 의원은 “저는 (2002년 대선 때) 제일 먼저 부산에 와서 ‘다음 대통령은 노무현’이라고 외쳤던 사람”이라고 했고, 박주선 의원은 “대권 도전자가 대표가 되면 당을 사당(私黨)으로 만들 것”이라며 ‘킹 메이커론’을 내세웠다.

486후보들은 ‘미래’를 얘기했다. 최재성 의원은 “집권을 위해 ‘빅3’(정세균·손학규·정동영)에 플러스 알파로 경쟁의 그라운드를 만들겠다”고 말했고, 이인영 전 의원은 “2012년 정권을 되찾고 통일 조국의 꿈을 이루도록 시원하게 길을 내 주이소”라고 호소했다.

앞서 후보들은 오전 부산 MBC 주최 TV 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최 의원 등은 정 고문을 향해 “노 전 대통령에게 상처를 줬다”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에는 부유세 신설에 반대했는데 입장을 바꿨다”고 공격했다. 비주류 측 박 의원과 천 의원은 정 전 대표를 겨냥,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특검 등 성과 없이 유야무야 등원했다”며 “이번 전대는 정세균 체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손 고문의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문제 삼았고, 손 고문은 “관리자형 지도부로 총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486 최재성 의원, 이인영 전 의원과 단일화를 약속했던 백 의원은 부산 대회에서 “우리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두 명의 젊은 후보를 적극 지지해 민주당의 단결과 변화를 만들어 달라”며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이들의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단일화 논의는 유효하며 다른 후보들과 계속 조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과 최 의원은 각각 김근태계, 정 전 대표 측 핵심 인사이기 때문에 단일화 결론이 쉽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부산대회에서는 노 전 대통령 측근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경남도당 대의원 대회에서는 손 고문과 가까운 백두현 부대변인이 각각 시·도 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10일 광주대회에서는 김재균 의원이 시당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부산=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