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대표 경선 D-1… 간 총리 우세

입력 2010-09-12 18:55


일본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대표 경선 레이스가 종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14일 치르는 이번 경선은 민주당 대표 선출을 넘어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선거라서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이 일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선거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중 누가 승리하건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정운영과 정책방향에서 변화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간 총리의 우세를 전망했다.

◇양측의 쟁점은=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은 경기대책과 소비세 인상,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등 굵직한 현안에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나랏빚이 최악인 900조엔(약 1경2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각기 다른 처방을 내놨다. 간 총리는 무리한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과 복지 확대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과거처럼 막대한 국채를 찍어낼 경우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재정 건전화를 위해 소비세를 5%에서 10%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자민당 간사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간 총리에게 호감을 드러내며 “재정건전화에 대한 인식이 일치하면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오자와 전 간사장은 과감한 경기대책이 일본 경제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세도 중의원 선거 때까지 인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후텐마 기지 이전에 대해서도 간 총리는 오키나와현 안에서 이전한다는 미·일 양국의 합의를 중시하고 있고 오자와 전 간사장은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른 지지율의 간 총리, 뒤쫓는 오자와=현재 오자와 전 간사장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411명)들의 지지 확보에서 앞서 있다. 하지만 간 총리는 지방의원(약 2382명)과 당원·지지자(약 34만명)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전체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간 총리는 ‘총리의 잦은 교체는 좋지 않다’는 여론몰이를 하면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 쪽에선 리더십이 약한 간 총리가 뽑힐 경우 조기 총선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되받아 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11일 끝난 지방의원과 당원·지지자 우편투표 참가자를 대상으로 지지여부를 물었다. 간 총리는 도쿄(東京)와 가나가와(神奈川) 등을 중심으로 40% 정도의 지지를 확보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고향인 이와테(岩手)와 규슈(九州) 등지를 중심으로 20%의 지지를 모으는 데 그쳤다. 나머지는 즉답을 피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국회의원 지지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이 앞서 있지만 간 총리가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12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의원 411명 중 오자와 전 간사장이 195명의 표를 끌어 모았고 간 총리는 186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 신문은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머지 30명이 선거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 경선의 득표 배점은 국회의원 822점(1인당 2점), 지방의원 100점, 당원·지지자 300점 등 1222점이며 과반 득점자가 당선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