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해” 대부업체, 저신용자 승인율 뚝…최고이율 인하 ‘풍선효과’ 우려
입력 2010-09-12 21:33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이 연 49%에서 44%로 인하된 지난 7월 21일 이후 대부업체의 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승인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마저 등을 돌리면서 최저 신용등급인 9∼10등급자가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자산순위 5위 안에 드는 3개 대부업체 등에 따르면 최고 금리가 인하된 7월 21일 이후 대출 승인율이 모두 떨어졌다. A대부업체의 경우 7월 평균 22% 전후였던 대출 승인율이 8월에는 17% 전후로 5% 포인트 가량 떨어졌고, B대부업체도 7월 23%에서 8월 19%로 4% 포인트 내려갔다. C대부업체도 저신용 신청자가 많이 이용하는 대부 중개업자를 경유한 대출의 경우 승인율이 종래 40% 중반대에서 20%대 중반대로 20% 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대출 승인율 하락은 최저 신용층인 9∼10등급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였기 때문이다. A대부업체는 종래 9∼10등급 대출 비중이 15%가량을 차지했지만 최고 이자율이 인하된 이후 9∼10등급 대출을 중단했다. A사 관계자는 “연 44% 금리로는 9∼10등급에 돈을 빌려줘 이익이 안 난다”며 “8등급도 심사를 강화하고 한도를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중소 대부업체들도 9∼10등급 대출 축소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대부업체의 최고 금리가 인하될 경우 최저 신용층 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예견된 일이다. 대부금융협회는 지난 7월 한 세미나에서 상한금리가 5% 포인트 인하될 경우 대출 승인율도 5% 포인트 하락해 대출 거절자가 36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