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이사 시즌 전셋값 수직상승… 수급불균형 당분간 이어질 듯

입력 2010-09-12 18:35

전셋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46개월 만에 가장 높아진 데 이어 내년도 입주물량이 올해의 60%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12일 국민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5.7%로 2006년 10월(56.6%)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전국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말보다 4.9%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1.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하는 세입자들이 주택 구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을 이사철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등이 몰리면서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는 11월 예정된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과 강남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 등도 전세 수요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추세다. 수도권 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해 말보다 평균 3.6%, 부산과 대구, 광주 등 6대 광역시는 6.6%나 상승했다. 부산은 11.1%나 뛰었다. 서울 잠실 등 강남 일부지역의 경우 전세 재계약률이 80%를 웃도는 등 집을 사기보다 전세로 눌러앉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도 수도권의 입주 물량은 10만354가구로 올해(17만6462가구)의 56.9%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도 직장인이나 젊은 신혼부부가 많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세가율 상승세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