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정, 경기지사 예산 민원에 “사랑하지만 결혼은 안돼”

입력 2010-09-12 21:43

“김문수를 사랑하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기도 양평 한국방송광고공사 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 정책세미나 후 만찬 자리에 ‘깜짝 출연’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이 같은 ‘애정표현(?)’을 했다.

김 지사는 11일 양평의 강상체육공원에서 열린 ‘2010 경기 레포츠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도청 직원 및 대학생들과 연수원에서 1박을 하러 들렀다가 윤 장관이 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티셔츠 차림으로 만찬장으로 달려왔다. 윤 장관과 김 지사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은 뒤 윤 장관이 노래 한 곡을 권했고 김 지사는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다.

이달 말에 있을 내년도 예산안 확정을 앞두고 각 부처와 지자체 등이 올린 예산심의가 한창인 만큼 김 지사는 간주가 나오는 사이 마이크에 대고 “올해 예산을 충분히 달라”며 민원을 했다. 그러자 윤 장관은 “예산은 많이 못 준다”며 에두른 애정표현으로 ‘공과 사’의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쯤 도착한 윤 장관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2차관은 안 왔느냐. 예산 관련 질문이 나오면 누가 답하느냐”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예산실 직원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먼저 세미나에 참석했던 류성걸 재정부 2차관이 조세연구원의 재정관련 주제발표 1시간만 겨우 채우고 다시 예산심의를 위해 정부과천청사로 향한 탓이다.

‘대목’을 만난 예산실 직원들은 요즘 주말근무는 물론 새벽 2~3시 퇴근하기 일쑤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추석 당일 하루만 쉬고 근무할 예정이다.

양평=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