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10월 중순 유력… 추석상봉 힘들어
입력 2010-09-12 21:13
북측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고, 남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남북의 정치상황 및 가족 선정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상봉은 10월 중순쯤이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측이 북측의 제의를 받아들일 경우 남북은 적십자 간 실무접촉을 통해 상봉 날짜와 규모를 합의하게 된다. 양측의 실무접촉은 추석 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다. 참가 가족을 선정하고, 양측이 주고받은 명단의 생사 여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적으로 추석 전에는 상봉이 어려운 셈이다.
남북의 정치일정을 고려해도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다음 달 중순이 유력하다. 북측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를 치러야 하고, 남측은 11월 초 서울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큰 일정이 없는 다음 달 중순이 상봉의 적기라는 분석이다.
상봉 행사의 규모와 일정이 정해지면 남측은 대한적십자사의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 등록된 명단에서 추첨을 통해 대상을 선정한다. 과거 사례에 비춰 상봉 장소는 금강산관광지구 내의 이산가족면회소가 유력하다. 그러나 지난 4월 북한이 몰수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현재 관리상태가 어떤지는 불확실하다.
남북은 지난해 8월 28일 끝난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추석 상봉행사 날짜와 규모를 합의한 뒤 같은 해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상봉행사를 치렀다.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97명이 1차로 금강산에 가서 북측 가족 334명을 만났고, 이후 북측 방문단 98명이 같은 장소에서 554명의 남측 가족을 만났다.
2000년 8월 15일 제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지난해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1만7100명이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 올해 7월말까지 통일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수는 12만8129명이며, 이 중 8월말 현재 4만4444명이 사망했다. 연평균 3000여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는 셈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