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삼성 선두싸움 오리무중 “정답은 LG에게 물어봐”
입력 2010-09-12 19:13
지난 주 선두 SK가 ‘고춧가루 부대’ 한화에 일격을 당하며 프로야구 1·2위 싸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위인 SK와 2위인 삼성 모두 남은 경기에서 LG와 가장 많이 상대하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의 향방은 LG에게 물어봐야할 처지가 됐다.
11일 현재 SK와 삼성의 승차는 3경기다. 이달 초만 해도 1위 SK는 2위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이며 한국시리즈 직행이 눈앞에 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주 꼴찌 한화와의 3연전을 1승1무1패로 가져갔다. 무승부는 곧 패배이기 때문에 1승2패다. 이에 따라 2위 삼성과의 격차가 한 때 2.5게임 차까지 좁혀지며 1위 싸움이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게 됐다. SK가 1위를 하는 데 필요한 매직넘버는 8이다. 하지만 남은 경기가 12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경기에서 0.667이라는 높은 승률을 거둬야 하기 때문에 매직넘버 숫자도 무의미해졌다.
따라서 1위 싸움의 키를 쥐고 있는 팀은 LG가 될 전망이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남은 게임 중 LG와의 경기가 각각 4게임으로 가장 많다. 극단적으로 SK가 LG에 4게임을 모두 패하고, 삼성이 LG전을 싹쓸이 할 경우 순위가 뒤집히게 된다.
SK는 불안한 타격감과 선발진이 문제다. 확실한 해결사도 없다. 여기에 SK의 전매 특허였던 ‘조직력’도 최근 무너지는 느낌이다. 실제 지난 1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이 2개나 쏟아지며 3대 9로 대패했고, 11일 경기에서도 1회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도 실책 2개와 폭투 2개가 나와 점수를 내주는 등 SK 답지 않은 야구를 보여준 바 있다. 삼성은 SK보다 4경기를 더 많이 치뤘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SK보다 불안하다.
LG는 SK와 삼성에 시즌 성적이 각각 3승12패와 6승9패로 절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지난달 말 SK에 2승10패로 절대적인 열세에 있던 롯데가 예상을 깨고 3연전을 싹쓸이한 바 있듯이 ‘LG표 고춧가루’가 어느 팀에게 독이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종착역을 향하는 페넌트레이스를 지켜보는 하나의 묘미가 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