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 언어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입력 2010-09-12 21:36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2010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진화 속의 삶’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예술작품을 통해 조명해본다는 취지다.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 요트경기장,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 펼쳐지며 23개국 252명의 작가가 참여해 33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시립미술관 본전시에는 삶 속에서 예술과 인간이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보여주는 회화, 설치, 영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2층에 설치된 도예가 신상호의 ‘언어시리즈’는 바코드 형태의 벽면 작품으로 삶의 도구인 언어가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잘 보여주었다. 영국 작가 자독 벤 데이비드는 ‘진화와 이론’이라는 작품에서 원시인들이 삶 가운데 걸어가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3층에 설치된 베트남 작가 단 큐레의 ‘농부와 헬리콥터’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와 가장 잘 부합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베트남 전쟁 때는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헬리콥터가 이젠 농사용으로 활용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전쟁을 경험한 농부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내는 영상작품이다. 전시장에는 실제 헬리콥터가 설치돼 ‘전쟁과 평화’의 간극을 보여주었다. 프랑스 작가 카더 아티아의 ‘민주주의’는 이데올로기의 진화과정을 벽화처럼 표현했다.
광안리 요트경기장에는 이기봉의 ‘독신자의 침대’, 일본 작가 야노베 겐지의 ‘울트라 블랙 선’ 등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강민규의 ‘바다괴물’, 류신정의 ‘해돋이’, 중국 작가 치우 안시옹의 ‘명상의 장’ 등 설치조각 작품으로 ‘바다에 빠진 미술’을 연출했다. 또 한·중·일 3개국 180명의 작가가 참가하는 ‘아시아는 지금’ 전이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부산 광주=글 사진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