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雨∼雨’ 주말내내 비… 가을장마?
입력 2010-09-11 00:15
태풍 ‘곤파스’와 ‘말로’가 지나간 우리나라에 9일 밤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 중국에 상륙한 제10호 태풍 ‘므란티’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후 11시 현재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강화 304.0㎜, 춘천 224.5㎜, 철원 179.5㎜, 문산 178.5㎜, 인제 166.0㎜, 서울 161.0㎜, 동두천 157.0㎜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도봉(184.0㎜) 성북(173.0㎜) 은평(170.5㎜) 강북(170.0㎜) 등 강북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 서울에 호우주의보를,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화천군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비는 고기압과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기압골의 영향으로 내린 국지성 폭우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남부 지방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북서쪽의 찬 내륙 고기압이 부딪히고 있다”며 “두 세력 사이에서 단시간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압골을 따라 유입된 따뜻한 수증기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만나 강한 비구름대가 생겼다는 뜻이다.
피해도 잇따랐다. 많은 비가 내린 경기북부 지역에는 이날 주택 침수 44건, 상가 침수 4건 등이 발생했다. 고양시 대화동 일대에서는 30가구가 침수돼 소방 당국과 시 관계자들이 긴급배수 작업을 했다. 인천 전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져 인천 강화군 16건, 부평구 3건, 서구 1건 등 모두 20건의 피해상황이 보고됐고 주택 17곳도 침수됐다.
서울에서는 신당동 등 일부 주택가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정전·누전 신고도 곳곳에서 접수됐다. 집중호우로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과 잠수교 전 구간도 차량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기상청은 “10일 오전 중국 남부 지방으로 상륙한 태풍 ‘므란티’가 열대저압부로 바뀌며 형성된 비구름대가 중국 동해안 지방을 따라 북상,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열대저압부 전면의 비구름대가 서서히 한반도에 영향을 주겠다”며 “열대저압부의 이동 진로와 세기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비는 일요일인 12일 오전까지 내리다 중부 서쪽 지방부터 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