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화창한데… ‘해외 먹구름’이 변수
입력 2010-09-10 18:39
코스피지수 1800선 돌파는 금융위기 이전으로 복귀를 의미한다. 그동안 빠른 회복력을 보인 우리 경제 성장률과 비교하면 주가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우리 경제의 예상 성장률은 6%다.
하지만 온통 장밋빛은 아니다. 글로벌 경제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미국·중국 경기 둔화, 유럽 재정위기 등이 일시적으로 ‘우려감 완화’ 단계에 진입했을 뿐 완전 해소는 아니다.
또 펀드 환매라는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펀드 런(대규모 펀드 환매) 물량이 증시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레벨 업’ 동력원이 관건=코스피지수가 1800을 넘어섰지만 상승 동력이 충분한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우리 경제만 놓고 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8년 2.3%, 지난해 0.2%에 이어 올해 6%대가 예상된다. 경제 상황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탁월한 실적을 내놓고 있고, 내수 경기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세계경제는 금융위기 때 큰 폭의 역성장을 했기 때문에 올해 3% 성장을 해도 2008년 수준에 못 미친다. 아직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선임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는 이미 증시에 많이 반영됐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여건이 좋지 않다”며 “해외 변수가 어떤 식으로 해소되는지가 주가지수 레벨 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동력이 강화되겠지만 단기적 시각에서는 1800 안착을 낙관하기가 애매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미국·중국·유럽이 얼마나 위기감을 희석할 수 있을지가 ‘열쇠’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더블 딥(이중 침체) 우려를 줄여줄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좋은 상황이고 G2(미국·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생각보다는 괜찮을 것으로 본다. 이제는 유럽시장에 대한 안도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펀드 환매도 변수=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9366억원이 순유출됐다. 펀드 환매 규모는 6월 2조3000억원, 7월 3조4000억원에 이르렀다가 지난달 8887억원으로 크게 둔화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확대되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 1800 이상에서 남아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신영증권 오광영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 자금 유입이 집중됐던 2007년 9∼10월에 적립식으로 가입한 돈은 이달 들어 3년 만기를 맞았다. 환매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코스피지수가 1800을 넘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환매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