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오 脫계파 행보… ‘MB-박 회동’ 효과 가시화?
입력 2010-09-10 18:26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8·21 비공개 단독 회동’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박 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계파 벽을 뛰어넘는 만남들을 각각 가지면서 당내 화합 움직임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14일 당내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갖는다. 지난 2일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이 여성 의원들의 뜻을 전하자 박 전 대표가 흔쾌히 수락해 이뤄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친이 직계로 불리는 조해진 김영우 강승규 의원을 만난 데 이어 계파를 떠나 여성 의원들과 만나는 셈이다. 측근 의원은 10일 “세종시 문제가 마무리되고,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회동한 뒤 당내에서 의원들이 편안하게 박 전 대표를 만나자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며 “의원들의 요청에 자연스럽게 응하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보다 적극적이다. 그는 이날 친박계 김영선, 이혜훈, 구상찬 의원과 여의도에서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장관이 친이계 권택기 의원에게 “수도권 친박 의원들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고, 권 의원이 구 의원에게 의사를 전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당내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 화합을 바탕으로 정권재창출을 해 나가자”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장관은 또 “지난 대선 경선 때는 친박, 친이가 있었지만 이제는 다 털고 가자”라며 “친이·친박을 떠나 수도권 의원들이 자주 만나자”고 말했다. 특히 “장관이 된 뒤 박 전 대표를 제일 먼저 가서 뵙고 싶었지만 불쑥 찾아가면 결례가 될 것 같아 본회의장에서 인사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구 의원은 “이 장관이 나도 많이 달라졌으니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며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당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이후 전체적으로 당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는 얘기가 많다. 아울러 친이계 내부 권력투쟁이 심해지고, 정권 후반기로 가면서 차기 총선과 대선을 바라보는 의원들의 ‘헤쳐모여’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