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80년만에 카스트별 인구조사
입력 2010-09-10 18:11
인도 정부가 80년 만에 카스트제도에 따른 계급별 인구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가 10일 보도했다.
인도 연방정부 내각은 9일 회의를 열고 내년 6월부터 4개월간 카스트(계급)별 인구조사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번 인구조사는 1931년 이후 80년 만으로 각 카스트 계급의 분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맘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이 같은 내각 결정을 공포하면서 “카스트별 인구 분포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도 정부는 계급 차별을 없애기 위해 공무원이나 대학 교직원을 선발할 때 카스트의 인구 비율에 따라 합격자를 정하고 있다. 특히 최하층민인 달리트에겐 25% 이상의 정원을 배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에서는 최근 달리트에 대한 특혜가 과도하다며 상위 카스트 계급들이 일련의 폭력 시위를 벌여 왔다”면서 “특히 달리트 중에서 힌두교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달리트 크리스천’이나 ‘달리트 무슬림’이 늘고 있는 것도 논란”이라고 전했다.
WSJ는 또 “근대화로 젊은 중산층이 늘면서 카스트 제도의 영향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하층민들을 위한 사회복지 지원이 확충될 것”이라면서 “인도 정부가 카스트제도에서 벗어난 비(非)힌두교도, 즉 기독교인이나 무슬림에 대해서도 별도의 인구조사를 실시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는 카스트에 따른 인구 분포가 명확히 드러날 경우 차별과 긴장이 더 커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