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골교회 목사 “9·11 맞춰 코란 소각” 논란에 지구촌이 들썩
입력 2010-09-10 21:06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 소재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테리 존스 목사가 11일(현지시간) 계획한 ‘국제 코란 소각의 날’에 대한 논쟁이 미국 전역에 들끓고 있다. 전 세계 기독인도 크게 우려하며 이번 논란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존스 목사는 9일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이슬람 사원의 부지 문제에 관해 합의가 이뤄져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가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존스 목사가 코란 소각을 계획한 것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설되는 모스크 때문이 아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란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코란은 성경 내용과 배치되는 악마적 내용을 담고 있어 무슬림에게 급진적이며 폭력적 행동을 유발하고 있다”고 교회 홈페이지에서 주장했다.
존스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이슬람 교리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을 높게 사며 적극 옹호하고 있다. 미국 기독교 우파 운동단체인 ‘밀리시아(Militia)’는 지난달 말 미국 기독월간지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코란 구절을 인용해 이웃을 증오하라고 설교하고 죽이기도 한다”며 존스 목사를 적극 지지했다. ‘바실’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도 종교 자유를 근거로 그라운드 제로에 모스크가 건립되는 것을 허락했다면 코란을 태우는 것 역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기독교계는 존스 목사의 이 같은 행동 계획에 대해 반대한다. 미국장로교(PCA) 교단신학교 커버넌트신학교(브라이언 채플 총장)는 10일 교수협의회 이름으로 존스 목사에게 공개편지를 발송하고 “코란 소각 계획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교수협은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에 대해 폭력적이고 선동적인 방법으로 반대하는 누구에게든 똑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 12:18)는 말씀에 따라 화해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요한 컴패년 명예총재도 9일 방한 인터뷰에서 존스 목사를 비판했다. 그는 “만약 코란 소각을 강행한다면 이슬람 세계에 사는 기독교인들이 더욱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슬람이 가르치는 교리에 대해서는 동조할 수 없지만 무슬림을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출신 기독교 개종자 나빌씨도 10일 본보에 이메일을 보내 “이슬람 세계에 사는 수많은 기독교인이 잠재적 살해 위협 속에 살고 있다”며 “만약 코란 소각이 진행되면 이슬람권 기독교인들이 엄청난 재앙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