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제 코란 소각의 날' 앞두고 논란 확산
입력 2010-09-10 15:19
[미션라이프]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스빌 소재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테리 존스 목사가 11일 계획한 ‘국제 코란 소각의 날’에 대한 논쟁이 전 미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교회와 신자를 비롯한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존스 목사는 9일(현지 시각)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이슬람 사원의 부지 문제에 관해 합의가 이뤄져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다시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AP통신은 “존스 목사가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결정을 재고(rethink)하겠다고 밝혔다”며 “지금 우리는 계획한 이벤트를 잠시 중단하는 것 뿐”이라고 보도했다.
존스 목사가 코란 소각을 계획한 것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설되는 모스크 때문이 아니다. 코란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인데 그는 “코란은 성경 내용과 배치되는 악마적 내용을 담고 있어 무슬림들에게 급진적이며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하고 있다”고 교회 홈페이지에 밝힌 바 있다.
존스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존스 목사가 이슬람 교리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옹호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기독교 우파 운동단체인 ‘밀리티아’(Militia)는 지난달 말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코란 구절을 인용해 이웃을 증오하라고 설교하고 죽이기도 한다”며 존스 목사를 지지했다.
아이디 ‘바실’이라고 밝힌 네티즌도 종교 자유를 근거로 옹호했다. 그는 “종교 자유를 근거로 그라운드 제로에 모스크가 건립되는 것을 허락했다면 코란을 태우는 것 역시 허락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 기독교계는 존스 목사의 ‘행동 계획’에 대해 반대한다. 미국장로교(PCA) 교단신학교인 커버넌트신학교(브라이언 채플 총장)는 10일 교수협의회 이름으로 존스 목사에게 공개 편지를 발송하고 “코란 소각 계획에 대해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밝혔다.
학교는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에 대해 폭력적이고 선동적인 방법으로 반대하는 누구에게든 똑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 12:18)는 말씀을 따라 화해자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요한 컴패년 명예총재도 9일 방한 인터뷰 자리에서 존스 목사를 비판했다. 그는 “만약 코란 소각을 강행한다면 이슬람 세계에 사는 기독교인은 더욱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슬람이 가르치는 교리에 대해서는 동조할 수 없지만 무슬림에 대해서는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출신 개종자 나빌씨도 10일 본보에 이메일을 보내 “이슬람 세계에 사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잠재적 살인 위협 속에 살고 있다”며 “만약 코란 소각이 진행된다면 엄청난 위험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동안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 미국교회협의회(NCC) 등 단체들은 집회 취소를 요구해왔다. 또 세계복음주의연맹(WEA)도 최근 집회 취소를 위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일보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