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 교육현장’ 일본 유아교육 조명… 강제 교육 않고도 공부·인성 두 토끼 잡는다

입력 2010-09-10 17:53


올 봄 일본 문부과학성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학습량을 종전보다 43%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유토리(여유)교육 실험’을 공식적으로 끝낸 것이다. 공부보다 놀이를 통해 아이의 창의력을 기르는 ‘유토리 교육’은 지난 10년간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돼, 일본인들은 더욱 주입식 교육의 효과를 맹신하게 됐다.



EBS ‘세계의 교육현장’은 주입식 교육과 ‘유토리 교육’ 사이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유아교육 현장을 찾아갔다. 13일부터 16일까지 오후 8시에 방송되는 ‘일본의 유아교육’ 편은 학습을 강제하지 않아도 공부를 잘하고, 운동과 음악 연습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비법을 소개한다.

연출을 담당한 조혜경 PD는 6살짜리 아이를 둔 학부모다. 주입식 사교육에 거부감을 느껴 되레 아이를 놀게 나뒀다는 조 PD는 “일본 유아교육 현장을 취재하면서 아이에게 여유를 주면서도 학습을 유도하는 공부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교육과 방임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1편 ‘마라톤 아이들’(13일)은 활기찬 체육활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시키는 세이시 유치원의 이야기다. 2005년 오사카 시민 마라톤 대회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평균 6시간 51분에 완주한 ‘무서운 5살짜리 꼬마’ 11명은 이곳 출신이다.

세이시 유치원 학생들은 매일 아침 3㎞를 달린다. ‘달리기 교육법’의 효과는 기억력 향상에서부터 아토피 치유까지, 우리의 상상 이상이었다.

14일 방송되는 2편 ‘어릴수록 쉬운 한자교육법’은 주입식 학습보다 몇 배의 효과를 본 ‘이시이식 교육’을 소개한다. 복잡해서 외우기 어려운 한자는 이 교육법으로 쉽게 터득할 수 있다. 기저귀도 안 뗀 2살 아이들이 자기 이름이 쓰인 한자를 알아본다. 한자의 뜻을 설명해주고 글자를 형상화해서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15일 소개되는 ‘YY프로젝트’는 일본 내 158개 보육원에서 진행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만든 요코미네 요시후리는 아이들의 특성 네 가지를 이렇게 정의한다. 아이들은 경쟁하기를 좋아하고 흉내내기를 즐기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는 풀려고 하고 칭찬과 인정을 바란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조건들을 스위치 누르듯이 조절하면 아이의 학습 의욕이 고취될 수 있다.

아이들 대부분이 읽은 책이 2000권에 달하고, 세자릿수를 한 순간에 척척 암기하는 토리야마 교육원이 그 실례다.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의 아이들은 세살밖에 안됐지만 벌써 절대음감을 익혀 제작진을 놀라게 한다. 스즈키 신이치가 개발한 ‘스즈키 음악 교육법’은 악보 없이 듣기와 노래를 시작하는 게 포인트다. 음악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훌륭히 악기 연주를 해내는 꼬마들의 이야기는 16일에 방송된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