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소각, 알-카에다 대원 급증시킬 것”
입력 2010-09-10 00:2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9주년을 즈음해 코란을 불태우겠다는 한 미국 목사의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코란 소각 계획이 실행될 경우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 가입하는 대원들을 급증시킬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ABC뉴스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 “플로리다에 있는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의 테리 존스 목사가 코란을 소각하려는 행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과 유럽의 도시에서 기꺼이 자폭을 감행하도록 잘못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란을 불태우는 것이 알카에다엔 대원을 모을 수 있는 노다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존스 목사에 대해 “이성을 찾아 취소를 당부하는 이들의 호소를 귀담아 듣고 자신이 하는 게 파멸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 계획이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가치관에 완전히 정반대되는 행위라는 것을 이해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수치스런 일”이라고 비난했으며, 미군 수뇌부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배치된 미군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코란 소각 강행 의사를 밝혀온 존스 목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정식으로 요청하면 중단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존스 목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와 관련해 백악관이나 국방부, 국무부와 접촉을 가진 적이 없다”면서 “연락을 받을 경우 확실히 소각을 재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악관 등에서 걸려온 전화가 무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