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1도움 활약… U-17 여자축구, 멕시코 4대1 꺾고 8강

입력 2010-09-09 19:00


17세 이하(U-17)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두 경기면 충분했다.

U-17 여자 축구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 스카보로 드와이트 요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멕시코를 4대 1로 꺾고 2승째를 챙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6점을 기록해 독일과의 조별 마지막 경기에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이 반드시 1승을 보태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멕시코 입장에서는 독일과의 조별 첫 경기에서 0대 9로 대패해 한국전까지 패할 경우 짐을 싸야 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B조 최강 독일과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입장에서 8강 진출을 굳히기 위해서는 멕시코를 넘어야만 했다.

승리에 대한 갈증이 컸던 두 팀의 경기였던 만큼 승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었다. 최덕주 감독이 경기 후 “오늘 멕시코는 독일에 0대 9로 패한 멕시코가 아니었다”고 말할 정도로 멕시코는 한국을 괴롭혔다. 강한 비까지 내려 체력적인 부담도 컸지만 한국은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2008년 뉴질랜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나리(17·현대정보과학고)의 선제골을 비롯해 여민지(17·함안대산고), 김다혜(17·현대정보과학고), 이유나(16·강일여고)가 골고루 한 골씩 보태며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특히 차세대 한국 여자 축구의 희망 여민지는 전반 27분 김나리의 선제 헤딩골을 비롯해 1-1로 팽팽하던 전반 40분 결승골까지 성공시키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한국팀이 8강을 확정지으면서 8강에서 어느 팀을 만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A조의 나이지리아는 홈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2대 1로 이기면서 조 1위를 기록해 나머지 경기에서 무승부만 해도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더욱이 2패를 기록한 칠레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확률이 높다.

한국팀이 독일을 이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면서도 1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독일의 전력을 감안할 때 다소 힘든 경기가 될 전망이다. 최 감독은 “지난 두 경기에서 느꼈지만 독일은 ‘괴물’ 같은 팀이다”며 “17세 이하지만 20세나 성인 대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스피드, 체력, 기술 등이 뛰어나다”고 독일을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한국이 조 2위로 8강에 진출해 나이지리아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008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에 1대 2로 패한 적이 있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