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학생 앞에서 교사 체벌… 지도 소홀 이유로 회초리

입력 2010-09-09 18:47

경기도의 한 사립 고등학교 교장이 ‘학생 복장 지도를 소홀히 했다’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체벌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사립 A고 B교장(81)은 지난달 24일 점심시간에 학생 복장과 두발 상태를 점검하면서 ‘용의복장’이 불량한 학급의 담임교사들을 문책했다. 그는 교사들에게 칠판에 손을 대고 엎드리게 한 다음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렸다.

B교장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용의복장이 불량한 학생수만큼 담임교사를 체벌했다. 일부 교사는 교장의 체벌을 거부하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최근 세 차례 감사반을 보내 교사와 학생들의 진술을 받았으며, 교장이 회초리(굵기 0.5∼1㎝, 길이 50∼60㎝)로 담임교사들을 1∼3대씩 때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B교장은 감사반에 “복장과 두발이 불량한 학생들을 야단치는 과정에서 ‘너희가 잘못하면 담임선생님이 혼난다’는 뜻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흉내를 냈을 뿐”이라며 “15분 뒤 교사들을 교장실로 불러 사과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심각한 교권침해 사례로 판단해 해당 학교장을 중징계하도록 학교재단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